시칠리아 에올리에 제도 여행

시칠리아 여행의 이유

2019년은 다이나믹한 여행이 필요한 순간이었습니다. 클라이언트 없이 혼자 결정하며 일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내적 갈등이 많았던 시기입니다. 여행만은 활동적이고 에너지를 내뿜을 수 있는 것이어야 했습니다. 동남아도 좋지만 로맨틱한 매력이 있는 시칠리아 이미지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단번에 시칠리아로 결정, 아무것도 모르는 시칠리아에 한달 살기로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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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ulcano Island.

노을이 멋진 불카노 섬

불카노 섬은 머드 온천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대부분 머드 온천만 체험하고 떠나는데 저는 3일을 머물렀습니다. 마음에 드는 숙소가 있어서 쉬러 갔던 것입니다. 그런데 불카노 섬은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곳입니다.

항구 앞의 100m 정도의 메인 거리를 중심으로 레스토랑, 상점, 숙소, 마켓이 옹기 종기 모여있습니다. 낮에는 조용하고 밤이면 활기를 띄는 곳입니다. 근처에는 실력있는 고급 레스토랑이 많이 있습니다. 메인 거리 뒤쪽은 활동이 멈춘 화산이 있습니다. 언제든 가볍게 트레킹하기 좋은 곳입니다. 항구 주변에 놀거리가 많기 때문에 저같은 뚜벅이 여행자가 여행하기 좋은 곳입니다.

불카노 섬에 머무는 3일 내내 해지는 시간이 되면 항구 앞의 커피숍으로 달려갔습니다. 여기서 매일 노을을 감상했습니다. 잔잔한 파도 소리와 함께 바라보는 노을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이리 멋진 풍경을 아낌없이 주는 자연이 고맙습니다. 깜깜해지면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별을 바라보며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불카노 섬의 별은 상상 그 이상으로 많습니다. 별이 쏟아진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제가 항상 들렀던 커피숍입니다. 가격이 정말 저렴합니다. 커피는 1유로, 디저트는 2-3유로 정도, 서비스 비용 30%가 붙지만 우리나라 커피 값에 비하면 사랑입니다.

불카노 섬에 내리면 유황 냄새가 납니다. 항구에서 조금만 걸으면 자연 그 자체의 머드 온천이 있습니다. 이름은 Laghetto di Fanghi 입니다. 사람들은 진흙 속에 몸을 담그고 머리만 내밀고 있습니다. 유명한 이 온천은 체험하지 않았습니다. 유황 냄새가 몸에 베서 몇 일 동안 난다고 합니다. 

머드 온천 밑으로 내려가면 Spiaggia Sabbia Nera 해변이 있습니다. 근처가 화산이기 때문에 검은 모래 사장입니다. 물은 투명하고 얕아서 놀기 좋은 곳입니다. 바다 한가운데 거품이 올라오는 곳이 있는데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핫스팟입니다. 어르신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바다 속을 자세히 보면 거품이 올라오는 곳이 종종 있어 이곳이 화산 지형임을 알게 해줍니다.

저는 카약을 즐겼습니다. 원래 노을 질 때 하는 패들보딩을 할 생각이었으나 불발되고 대신 카약킹을 하였습니다. 바다 한 가운데서 파도 소리만 듣는 것은 그 무엇보다 평화로웠습니다. 햇살에 부서지는 바다는 별처럼 빛났습니다. 평화로운 카약킹이지만 모험심이 필요한 순간도 있습니다. 작은 아치 사이를 굳이 지나갑니다. 다같이 화이팅하고 아치를 지나면 스릴있고 뭔가 해낸 기분이 듭니다. 별거 아닌 것을 끝내고 난 뒤의 뿌듯함이란 인간은 참 소박한 동물이라는 것. 특히 가이드 Eugenio가 유쾌한 사람이라 더욱 즐거웠습니다.

카약 정보
Sicily in Kayak www.sicilyinkayak.com / Sea Kayak Half Day €55

불카노 섬을 떠나는 날 아침에 Fossa di Vulcano 를 올랐습니다. 항구 쪽에 있는 작은 화산인데 일출 시간에 맞춰서 올라갔습니다. 높이는 391m로 부담없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왕복 2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해가 뜨는 시간의 섬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정상에 올라가면 유황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화산이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불카노 섬 가는 법
밀라쪼 항구에서 페리로 이동(편도 €20, 1시간 소요)

Lipari Island.

가장 활기찬 리파리 섬

리파리 섬은 에올리에 제도에서 가장 여행자를 많이 볼 수 있는 섬입니다. 보통 리파리 섬에 숙박을 하고 주변 섬을 둘러봅니다. 투어 상품도 잘 되어 있어 주변 섬을 둘러 보기 편합니다. 불카노 섬과 다르게 아기자기한 상점도 많고 알록달록 건물이 예쁜 곳입니다. 

이탈리아 특유의 빈티지한 거리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사람이 가장 많고 활기찬 곳은 Marina Corta 입니다. 페리가 내리는 곳에서 아래 쪽으로 5분만 걸어가면 됩니다. 레스토랑에 사람들이 앉아 바다를 감상하는 곳입니다.

리파리에서 처음 3일은 사람이 많지 않은 카네토에서 머물렀습니다. 사람 많은 리파리 타운에서 버스로 10분 정도 걸리는 곳입니다. 저녁 8시면 레스토랑이 문을 닫는 한적한 곳입니다. 마음에 드는 숙소가 있어서 카네토에 머물렀던 것인데, 리파리 타운에도 좋은 숙소가 많고 밤이 되면 조용하기 때문에 굳이 카네토에 머물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리파리에서 8일 동안 머물며 한 것은 일, 주변 섬 둘러 본 것, 다이빙, 휴식입니다. 생각없이 편하게 머물렀던 섬입니다. 굳이 마음이 급할 것이 없는 평화로운 곳입니다. 가끔 사람 구경하기도 좋습니다.

Panarea Island.

아름다운 파나레아 섬

파나레아 섬은 스트롬볼리 섬 직전에 있는 작은 섬입니다. 파나레아 섬에서 숙박을 하려 했었는데 10월이면 문을 닫는 레스토랑이 많아서 밥먹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없기에 숙박을 포기했던 곳입니다. 실제로 갔더니 레스토랑은 물론 숙소도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파나레아에 갈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안갔으면 어쩔뻔했나 싶은 아름다운 섬입니다.

섬 전체를 3시간 정도면 다 볼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특유의 건축 양식과 어느 집이든지 볼 수 있는 예쁜 꽃들 그리고 멋진 자연. 아기자기하게 모인 집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특히 Panarea Prehistoric Village 라는 뷰 포인트 가는 길이 예쁩니다.

뷰 포인트 반대쪽에 있는 작은 성당에 들어가 보았는데 인테리어가 정말 예쁩니다. 빈티지함과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는 성당입니다. 고요하고 매력적인 이 성당에 앉아 잠깐 시간을 보냅니다.

파나레아 섬 어디든 올리브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엄청 큰 올리브 나무에 탐스럽게 열려있는 올리브, 그 앞에 자리잡은 길 고양이 한마리.

파나레아 섬 여행 정보
리파리에서 당일치기로 파나레아를 다녀왔습니다(왕복 €19.6) 주민 대부분 6-9월에만 머물고 떠나는 섬입니다. 숙박은 6-9월에 하는 것이 적당하며 대부분 숙소가 예쁩니다. 가격대가 있는 편입니다.

Stromboli Island.

에올리에 존재의 이유, 스트롬볼리 섬

에올리에 제도에서 스트롬볼리 섬은 경이로운 장소이자 존재의 이유입니다. 에올리에 제도에 온 관광객은 모두 스트롬볼리 화산을 보려 합니다. 한참 화산 활동이 일어나는 시기기 때문에 리파리 섬에서 스트롬볼리 섬을 둘러보고 화산을 근처에서 볼 수 있는 투어로 다녀왔습니다. 20명 정도 보트에 타고 경이로운 섬의 실제를 마주합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신비로운 화산입니다.

투어는 섬에 도착해서 3시간 정도 시간을 주고 섬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합니다. 사실 섬 안에서 뭘 하는지 정보가 없었는데 대부분 트레킹을 하거나 해변에서 수영을 합니다. 저는 구글 지도를 보며 간단하게 트레킹을 하였습니다. 화산 주변을 걷다 보면 가끔 화산이 폭발하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립니다. 살아있는 화산입니다.

6시 반에 다시 항구에서 모이면 주변을 둘러봅니다. 스트롬볼리 섬 옆에 스트롬볼리. 같은 이름의 바위섬입니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화산 분출을 기다립니다. 기다리는 시간의 노을이 멋진 순간입니다.

화산 분출을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바다 한가운데서 보는 일몰도 장관입니다. 

화산이 터지는 순간은 환호의 순간입니다. 해가 지고 깜깜해질 때까지 몇 번 화산이 터지고 용암이 분출합니다. 우리가 이런 것을 볼 수 있는 순간이 인생에서 몇 번이나 될지, 여행이 감사해지는 순간입니다.

스트롬볼리 투어 정보
€35 / 투어 시간은 13-21시 입니다. 리파리 타운에 투어사가 많이 있기 때문에 가격 비교 해보며 신청하면 좋습니다.

에올리에 제도 여행 정보
– 에올리에의 어느 섬이든 밀라쪼 또는 메시나에서 페리로 이동합니다. 저는 밀라쪼에서 이동했습니다. 밀라쪼 기차역에 내려서 항구까지 택시를 타야합니다(€3, 택시는 다른 여행자와 쉐어. 밀라쪼 역에서 내리는 모든 여행자는 항구로 가기 때문에 6명 정도 모아서 택시를 타면 저렴합니다) 메시나에서 이동하면 택시를 타지 않고 바로 페리를 탈 수 있으나 페리 스케줄이 한정적입니다. 리파리 섬에서 나올 때는 메시나로 바로 이동했습니다(1시간 이상 소요)
– 페리 시간은 사이트에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libertylines.it  인터넷 예매 가능, 메일에 첨부된 티켓 바코드를 찍고 바로 페리 탑승(바코드 찍는 직원이 페리 앞에 대기)
–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하면 짐 비용을 따로 내라고 하는데 굳이 그럴 필요 없습니다. 엄청 큰 짐, 자전거, 배낭+캐리어에 비용 추가가 원칙입니다.

사진 보정은 Travel Blogger 라이트룸 City2를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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